일본어 속담 중에 据膳食わぬは男の恥 (스에젠 쿠와누와 오토코노하지) 라는 말이 있다. 据膳(스에젠)은 바로 먹을 수 있게 차려진 밥상이나 음식이란 말인데, 저잣거리에서는 여자 쪽에서 걸어오는 유혹이라는 은어로도 쓰였다. 이 역시 상당히 순화한 말인데, 우리말로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뭔진 몰라도 먹기 좋게 "잘 차려주는 여자"라는 말이 된다. 그리하여, 바로 먹기 좋게 잘 차려진 밥상을 먹지 않는 것은 남자로서의 수치로 여겼다. 일본 남성 사이에서 이 말이 꽤 오랫동안 회자된 것으로 보아, 역시 남자가 여자를 바라볼 때, 제1 기능은 생식인 모양이다. 이건 우리네 사정도 다르지 않고, 전인류가 지닌 당면과제다. 유전자의 대물림이란 역사적 숙명. 어쨌거나 우리 역시 "줘도 못 먹는" 남성을 사내들 사이에서는 상병X 취급하는데, 뭣 모르고 덥썩 먹으면 탈나는게 인생사다. 여자나 토토나.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든 이유는 토쟁이들 사이에서도 줘도 못 먹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인 중 한 명은 속칭 "먹으라고 대주는" 이런 경기만 찾아서 쏙쏙 뽑아먹는 사람도 있다. 그 외에는 절대 베팅하지 않으면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토토로 부를 축적했다. 우리 주변에 잘 찾아보면, 아예 그냥 먹으라고 툭 던져주는 경기가 참 많다. 각국의 모든 정보를 꿰찰 수 없는 베팅회사이기에 정보력에서 누락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데, 상대(토사장)가 모를 때. 연간 벌어지는 수십만 건의 경기 중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전에 홍성욱 기자가 도로공사 라인업에 대해서,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썼다가 토쟁이들의 원성을 산 경우도 있는데, 도로공사 풀주전 라인업을 예상했다가, 실상은 비주전이 나온 사건이었다. 이 하나의 기사로 배당 역시 도공 쪽으로 상당히 몰렸다. 이 사건을 통해 다시금 나는 국내에 토쟁이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토쟁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정보제공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산왕의 포포비치 감독은 시즌 중 몇몇 경기는 그냥 먹으라고 대주는 걸로 유명하다. 이제는 다들 잘 아는 토쟁이들은 이런 경기를 노렸다가 산왕의 반대편에 거금을 투척한다. 야구에서도 김성근 감독이 버릴 경기는 확실하게 버리기로 유명하다. 투수 중심의 운영을 하는 그에게 팀내 가장 기량이 떨어지는 투수를 내보낼 때가 있는데, 이는 확실히 버리는 경기라는 걸 알려주는 신호다. ATP투어 테니스 세계랭킹1위 조코비치 또한 모든 대회에 전력을 다 하진 않는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스케쥴 상이나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버릴 경기는 확실하게 버린다(조코비치의 역배는 보통 10배 이상이다) 축구의 컵대회 같은 경우는 버리는 경기가 많아도, 무(쓰나미)가 존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늘 존재한다. 그러나, 승패만이 존재하는 경기에서 대주는 경기는 반드시 먹고 들어가야 전투적(혹은 생계형) 토쟁이라 불릴 만하다.
늘 고배당만 쫓아다니면서 한 폴 낙의 쓰나미를 맞는 것 보다, 대주는 경기를 쏙쏙 찾아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이롭고, 건전한 베팅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겠다! 전에 토론 중에 우리멤버 중 한 명이 "대주는 경기 주기율표"를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제안해 왔다. 그리하여, 현재 팀내에서 그 작업을 열심히 계속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분석 없는 기계적 베팅을 통한 수익의 극대화이기에, 이런 노력을 통해 "경기주기별 맞춤베팅 로드맵"을 완성한다면, 보다 손 쉽게 베팅을 통한 수익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간혹, 먹으라고 주는 경기를 놓치는 베터들도 많이 있는데, 이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1) 개꿀 경기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베팅을 망설이는 부류
2) 몰리는 거 반대로 가면 먹는다는 토토계의 격언을 믿는 부류
3) 자금이 충분치 않아 보다 확실한 경기를 기다리는 부류
그러나 실제 먹으라고 주는, 이른 바 조공경기를 분석해 본 바, 10경기 중 1경기 정도 미스가 날까말까 할 만큼 적중률이 높았다. 걱정말고, 때를 참고 기다리면서 이런 조공경기나 먹으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보지 말고, 확실한 경기에는 모든 전재산과 손모가지를 걸어야 하는 게 도박의 생리다. 단,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참고, 참고, 또 참아라!
굿굿굿
답글삭제정보력이 생명이네요 항상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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