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베팅학교] 1장 27절 말씀

1장 27절 윤일병 사건에 관한 말씀


윤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뉴스를 보았다. 내 자식이 아니지만, 내 자식같고, 또 후배 같아 안타깝다. 슬프다. 분노가 치민다. 얼핏 생각해 보면, 가해자들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군에 와 10년 이상 감옥에서 청춘을 보내야 한다니. 그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그야말로 공포다. 이미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인생이 되었다. 이건 아무도 가해자의 처지를 생각해 본 사람이 없는 건 같아, 나라도 한 번 생각해 본 거다. 가해자들 역시 안타깝지만, 문명사회에서 인간 이하의 짓을 했으면, 인간이하로 살아가면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상식과 원칙을 중요시 하는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데, 2000년 전 노예제도에서도 볼 수 없던, 짓거리를 하는 비문명인이 낄 자리는 없다.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에서는 멀쩡한 사람도 바보가 되고, 병자가 된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갑과 을을 구분하는 건, 나이도, 돈도, 지식도 아닌, 오로지 어깨 위에 두른 견장이기 때문이다. 깊게 오바로크 친 짝대기 하나가, 하늘과 땅만큼의 신분차이로 이어지는 게 바로 군대다. 투스타나 쓰리스타도 군에서나 신적인 존재이지, 군복 벗고 사회에 나오면, 그냥 옆집 아저씨다. 누구나 그렇듯 주차문제로 다투고, 윗층에서 쿵쾅거리지 말라고, 주의를 주면, 미안하다면서 다음 날 박카스 한 박스를 사들고 온다. 정말 그냥 동네 주민이고, 사람이다. 그런데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지라, 부대에 들어가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자기 지위에 맡게 다른 사람으로 변모한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사람처럼, 그런 이질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군이라는 사회,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학시절 찌질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친구도 군에 가서 계급장을 차면, 사람이 달라진다. 반면, 사회에서 똑똑하고, 반듯한 엄친아도
처음 군에가서 이등병을 달면, 몇 달간은 걸레만 빨다가 바보가 되어간다. 살아오던 사회와는 매커니즘이 전혀 다르기에, 자신의 영리한 두뇌를 발휘할 기회도 잘 없고, 제재를 받는다.


또, 이야기가 옆길로 샌 것 같은데, 본래 내적으로 나약하거나, 열등감이 있는 사람들이 타인을 괴롭히며 그로 위안 삼는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일이다. 이것이 뇌에 주는 그 자극적 쾌감은 한 번 맛 본 사람이라면 잊을 수가 없다. 어렸을 때,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파리나, 잠자리 등을 화형에 처하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신의 내면에 감춰줘 있는 잔학성에 대한 쾌감이 있다. 그래서, 병적으로 구타나 괴롭히기에 집착한다. 군생활을 잘 못해서 때린다거나, 상대가 잘못해서 때린다거나 하는 게 아닌, 그저 물리적 폭행에의 쾌락에 중독되어있기 때문이다. 권투나 MMA같은 스포츠가 인기가 있는 건, 그를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사회에서 폭력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니까.


군기를 위한 가혹행위였다고 자기자신을 변명하지 마라. 그럴수록 더 없어보이고 구차해 보인다. 그냥 쾌락과 재미를 위한 구타였다고 떳떳하게 시인해라. 그리고, 자신이 지은 죄만큼 처절하게 반성하고, 그 고통을 맛보고 나와라. 국방의 의무 때문이라고 탓하거나, 억울해하지 마라. 95%이상의 대한민국 남성들은 다들 잘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사회에 나왔을 때, 구글 검색을 통해 이 블로그 글을 읽어라. 세 번쯤 읽으면, 이 글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 때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만...


※아마 훗날 출소 후, 사건을 떠올리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검색을 할 것이다. 물론 네이버에서 검색한다면 못보겠지만, 구글에서 검색해서, 샅샅이 찾다보면, 이 글 역시 검색에 노출될 것이다. 그 내용을 잘 읽어보아라. 메세지가 숨어 있으니.


○ 아울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4개:

  1. 폭력으로 누군갈 억누르려고 하는건 하수다 분명 병장이란사람도 짬 차기전에 누군가에 맞았을겁니다 그걸 보상받기 위해 똑같이 했을거고 자기가 먼가 된거 마냥 우쭐됐겠줘? 참 우습고 슬프네요 고인에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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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이건모두가자기만생각하는것에서시작이됐겠죠
    부디모두가성숙해지는사회가되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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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게 그래도. 군에서 감추려다가 이제 수면위로 올ㄹ왔다는것도... 화가나네요 부디좋은곳으로 가셨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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