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믈브 칼럼] 언오바는 과연 신의 영역인가?!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말이 있다. 페니미스트들은 이러한 말이 그릇된 동양사상의 산물이라 주장한다. 일찍이 공자(孔子)께서, "여자와 소인(小人)은 다루기 어렵다."는 말로, 남존여비 사상의 그 기틀을 다져놓으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관은 동양에 앞서 서양에서 탄생하고 정립되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하늘을 관장하는 신은 제우스(ZEUS)이고, 모든 대지의 여신은 가이아(GAIA)다. 일찍이 이때부터 남녀는 각각 하늘과 땅을 대표하는 존재였다. 남성상위와 여성하위의 관념 또한 이 때부터(혹은 그 이전부터) 존재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가치관의 남녀 합일(合一)에 있어서도 남자는 오버(OVER), 여자는 언더(UNDER)였다. 오늘날에는 사회적으로나 성행위적으로 '언오바'의 위치가 많이 바뀌기도 하고, 기준점에 걸치는 '적특'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거나, 제우스와 가이아의 영향 때문인지, 오래전부터 서구인들에게 오버(하늘)와 언더(땅)의 개념은 신(神)과 연결되었고, 그것은 오로지 신만이 아는 것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오늘날에도, 언오바는 신의 영역으로 치부되곤 한다. 내가 영국 리버풀에 갔을 때, 안필드에서 지나가던 관중(토쟁이로 추측)에게 "두 유 노우 언오바 오브 디스 게임?(how do you think about result of this game O/U"라고 노팅엄 포레스트 발음으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관중은 이란계 이민자 출신의 무슬림 영어발음으로 "오, 잇츠 온리 갓 노우즈(Oh, Only God knows.)"라고 대답하던 게 눈에 선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토쟁이들에게 언오바는 신의 영역으로 인식되었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어려운 베팅분야이고, 또 상상 이외의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야구에서 8회까지 한 점도 못 내다가 9회에 10점을 몰아내는 경우도 있고, 1회에 7점을 내고, 나머지 이닝에서 단 한 점도 못 내는 경우도 있다. 또한 농구에서 1~3쿼터까지 극언더의 방향으로 흘러가다, 4쿼터에 파작과 더불어 연장까지 진행해 핵오바를 만드는 경기도 무수히 많다. 그래서 언오바는 참으로 오묘한 신의 영역이란 말까지 나왔다.
과연 그럴까? 엄밀히 말해, 언오바는 사람의 영역이다. 더 정확히 말해 심판의 영역이다. 심판의 개입여지가 없는 몇몇 종목을 제외하면, 언오바를 만드는 건 심판의 성향과 그 날 그 날의 꼴림이다. 야구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게 습관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 시즌 태평양 존 심판은 올해도 태평양 존이며, 극세사 존 심판은 올 시즌에도 극세사 존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투수가 7할의 위치를 차지하는 야구에서 태평양 존이면, 투수에게 극도로 유리하며, 당연히 언더 경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극세사의 경우에는 오바경기의 가능성이 높은 건 두 말할 나위 없다. 농구의 경우에도 3심이 동일하게 파울콜을 빈번하게 불면, 그 경기는 거의 대부분 오바가 난다. 파울트러블이 선수의 수비범위를 위축시키며, 그만큼 공격찬스가 많이 난다. 또한 팀파울에 의한 자유투는 가장 확률높은 득점찬스이다. 보통 농구에서 2점슛은 47%, 3점슛은 35%, 자유투는 80%의 확률로 림에 꽂힌다(1~2쿼터에 60%대의 야투성공률을 보이던 팀도, 경기 말미에는 결국 평균적 야투성공률에 수렴한다. 가끔씩 야투성공률이 55%~60%에 이르는 미친 경기도 나오지만, 이러한 경기는 극히 드물다) 공격당 얻을 수 있는 기회점수로 봤을 때, 3점슛, 2점슛, 자유투 순이다. 그러나 자유투는 공격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점수를 만들어 내는 효용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NBA에서 경기당 35개 미만의 자유투가 나오면 그 경기에서 오바가 나오는 경우는 볼 수 없다. 범위를 40개 까지 확대해 봐도, 그 경기에서 오바가 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자유가 아무리 좋아도, 자유투가 뒷받침 되지 않는 경기는 오바가 나질 않는다. 이 자유투를 만들어 주는 신(神)은 심판이며, 결국 심판의 파울콜 성향에 의해 언오바를 결정짓고, 베터들에게 한강행과 룸빵행을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으로 모든 스포츠에서 언오바 결정 시스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다음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스포츠 경기에 미칠 수 있는 심판의 영향력과 개입여지
2) 그 심판의 과거(역대) 경기에서 득점분포도 및 언오바 현황
1)x2)에 대한 분석이 완벽하다면, 언오바 영역에서 적중률은 지금보다 10% 이상 높아질 것이고, 아마도 여러분들은 웃는 날이 보다 많을 것이다.
#참고로 나의 경우 NBA 농구에서 4쿼터만 베팅한다면, 언오바와 승패에서 75% 이상 적중률을 만들고 있다. 실시간이라 배당은 1.8 정도로 낮지만, 1~3쿼터까지의 경기결과만으로 4쿼터를 유추하기 매우 쉬워진다. 그 방법은 이번 야구시즌이 끝난 다음에 발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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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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