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베탕학교] 1장 18절 말씀

 

1장 18절 베터의 순수 이성에 관한 말씀.


"모든 베터는 순수하다." 

이건 내가 오랜 기간 생각해 온 지론이다. 영악한 인간이라면, 베팅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이길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건, 기대수익을 구해보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다.
보통 계산이 서고, 영악한 인간이라면, 베팅을 하기 보다는 시스템에 접근하려 애쓸 것이다. 시스템을 이용하고 활용해, 그것을 통해 안정적이고 확실한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지 확률이 거의 희박한
베팅 따윈 하지 않는다. 그게 영악한 인간이다. 순수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베팅을 하는 것이고, 전세계 토사장과 그 아래 직원들의 배를 채워준다.

베팅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영역과 인간의 비즈니스 활동 영역에서는 시스템 외부의 관찰자가 아니라, 시스템 내부에서 일을 하는 관리자가 돈을 벌게 된다.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위치하며, 따라서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장하준식 말대로 하면, '사다리 걷어차기'와 같은데, 이미 먼저 진입해 시스템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 담장을 높이 쌓아 진입장벽을 높여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못 올라오게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다. 이게 자본주의 경쟁체제에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영악한 사람은 어떻게 하면 그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을 지 생각하게 되고,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 시스템에 접근하려 애쓴다.

이 블로그에도 두 종류의 베터가 있다. 하나는 픽을 달라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분석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이다. 전자는 정말 순수한 베터이고, 후자는 순수베터 중 그나마 영악한 축에 속한다. 시스템에 접근하려 했으니까. 후자는 단지 픽을 받아서, 수익을 낸다는 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아는 것이다. 그 보다 핵심은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임을 아니까. 어떤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향후 얼마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계산이 서는 것이다. 물론 이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최선이며,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뇌활동이고, 누구나 살아남기 위해, 혹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니까. 현명한 선택이고, 옳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제3의 베터는 픽도 필요없고, 그냥 블로그 글 읽는 게 좋으니, 꾸준히 블로그만 운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분들도 있다. 이건 시간과 체력의 문제이니... 

나는 수익이 나면, 전액 정보를 수집하는데 사용한다. 해외 유료팁도 구매하고, 스포츠베팅과 관련된 해외자료를 열람하는데 사용한다.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서, 혹시 내가 모르는 게 있을까봐. 좀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하기 위해서.사실 베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베팅을 통해 번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니, 그냥 소일거리로 즐긴다. 나는 그저 시스템 밖에서 시스템을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재미있다. 변태같은 소리 같지만, 마음 속으로 짝사랑 하던 여자를 꼬셔서, 결국엔 모텔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의 그런 정복감 같은 게 생긴다. 이런 건 남자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이런 일말의 정복감 때문에 스포츠 베팅이나 도박의 세계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부인하진 못하겠다. 그냥 시스템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그 시스템을 이기는 것이 재미있다. 승부욕이라면 승부욕이겠으나, 몇 안 되는 시스템 외부의 관찰자로서 시스템을 하나하나 파괴하고, 헛점을 찾아 이겨내는 일이 즐겁다. 지금까지 가족이나, 친인척들 모두가 시스템 내부의 설계자로 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외부에서 시스템을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일은 정말이지, 내 인생 최고의 행복 같다! 나이가 드니, 삶이 점차 무료해지기 시작한다. 한 때는 스님이라도 되어 볼까 생각했지만, 어쩐지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포기했다. 인생무상이랬다. 

울지 않는 청년은 야만인이요, 웃지 않는 노인은 바보다. 라고 말한 조지 산타나의 말은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흑흑, 허허허...!